Mundo de ficçãoIniciar sessão캘리포니아의 거대한 부를 물려받은 상속녀 알레한드라 산로만은 모든 것을 가진 여자처럼 보인다. 스물두 살의 나이에 자신의 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으며, 사랑하는 남자 알베르토 메히아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결혼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순간, 그녀는 약혼자 알베르토가 자신을 살해하려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듣게 된다. 살아남기 위해 그녀에게 남은 선택은 단 하나.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고 모든 것을 버린 채 사라지는 것뿐이었다. 1년 후, 새로운 신분으로 돌아온 알레한드라에게는 단 하나의 목표만이 남아 있다.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모두 무너뜨리는 것. 하지만 복수를 완성하고 자신의 재산을 되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 남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알베르토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남자, 냉혹하기로 악명 높은 스콧 해밀턴. 그는 결코 상대하기 쉬운 인물이 아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를 잔인하고, 무자비하며, 두려운 남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알레한드라는… 바로 그런 남자를 사로잡기 위해 돌아왔다. 문제는 스콧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남자라는 것. 그리고 알레한드라는 이상하리만큼 5분에 한 번씩 그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재주가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가 그녀와 결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과연 무엇일까?
Ler mais알레한드라 산로만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결혼식 하객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정중하게 맞이했다.
초대된 손님은 무려 오백 명이 넘었다. 대부분이 유명 인사들이거나 세계 초콜릿 산업을 이끄는 거물들이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알레한드라 역시 그들 못지않은 유명인이었다.
캘리포니아의 막대한 부를 물려받은 상속녀.
열네 살에 부모를 모두 잃는 비극을 겪었지만, 누구보다 강인하고 성실한 여성으로 성장했다. 스물두 살의 나이에 부모가 남긴 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었고, 마침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식까지 올렸다.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인생은 완벽했다.
하지만 남편 알베르토를 찾기 위해 걸음을 옮긴 순간, 그 행복이 얼마나 순식간에 산산조각 날지 그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알레한드라는 저택 곳곳을 둘러보며 알베르토를 찾았다.
그러다 사촌 클로데트의 방 앞을 지나던 순간, 그대로 걸음을 멈췄다.
방 안에서는 두 사람이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는 숨소리와 신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의 숨을 멎게 만드는 이름이 들려왔다.
「알베르토……! 아……! 멈추지 마……! 더…… 더어……! 아아……! 알베르토……!」
심장을 향해 총알이 날아든 것 같았다.
귀를 파고드는 모든 소리가 역겨웠다.
알베르토가 자신의 사촌 클로데트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그것도 결혼식 당일, 같은 저택 안에서.
당장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통이 온몸을 마비시킨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클로데트는 남편 다음으로 가장 믿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두 사람이 함께 자신을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배신하고 있었다.
문을 박차고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도망쳐야 할지 판단조차 서지 않았다.
그때, 숨을 고르던 클로데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래서 알레한드라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그 질문에 알레한드라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잠시 후, 알베르토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이미 얘기 끝났잖아. 알레한드라는 사라져야 해.」
그 한마디에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기분이 들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알레한드라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귀를 기울였다.
도대체 왜.
왜 자신을 배신하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그 사람이 제안한 건 확실한 거지?」
클로데트가 다시 물었다.
「그래. 이제 돌이킬 수 없어. 그리고 스콧 해밀턴은 그냥 '어떤 남자'가 아니야. 바로 그 스콧 해밀턴이지. 유럽 최대의 IT 재벌이자 지금도 사업을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는 인물이야.」
알베르토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그가 내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어. 사업 파트너가 되는 거지. 엄청난 돈이야. 무엇보다도 손쉽게 벌 수 있는 돈이지. 물론 시작하려면 상당한 초기 자본이 필요하지만.」
클로데트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알잖아. 알레한드라는 절대 그 돈을 내주지 않을 거야. 걔는 CEO라는 자리도, 부자라는 위치도, 권력도 절대 놓지 못하는 사람이잖아. 당신이 자기보다 더 성공하는 꼴은 절대로 못 볼걸. 평생 애완견처럼 옆에 세워 두고 자랑만 하겠지. 그러니까…… 이미 결심한 거지?」
알레한드라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알베르토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그의 대답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죽어야 해.」
알베르토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난 최대한 빨리 홀아비가 되어야 하거든.」
클로데트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웃으며 물었다.
「어떻게 죽일 건데?」
알베르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곧 공장에서 긴급 연락이 올 거야. 이미 손을 써 놨어. 오늘이 결혼식이라도 알레한드라는 반드시 달려갈 사람이니까. 그리고…… 그 페라리 브레이크를 잘라 놨어. 오늘이 그 차의 마지막 날이 될 거야.」
클로데트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완벽하네. 그럼 알레한드라는 우리 인생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거잖아. 당신은 유산을 전부 상속받고 해밀턴 씨와 계약만 성사시키면 되고. 이제야 우리가 원하던 모든 걸 갖게 되는 거야. 권력도, 돈도, 아무 걱정 없는 삶도.」
알레한드라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비명이 새어 나올까 봐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았다.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 하고 있었다.
바람만 피운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목숨까지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사실이었다.
그때 클로데트가 다시 물었다.
「그래도 확실한 거 맞아? 정말 죽을까?」
알베르토는 비웃듯 대답했다.
「당연하지. 설령 이번에도 안 죽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돼. 하지만 확실한 건…… 이번 주 안에는 반드시 죽는다는 거야.」
한참이 지나서야 알레한드라는 겨우 다리에 힘을 줄 수 있었다.
비틀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침대 위에 쓰러져 오열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알베르토가 어떻게 자신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클로데트까지.
그토록 믿었던 사촌마저.
방 안이 빙글빙글 도는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이곳에서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몇 분 뒤,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숙부 밀턴이었다.
「얘야, 방금 공장에서 연락이 왔다. 긴급한 문제가 생겼단다……」
그는 울고 있는 알레한드라를 보고 말을 멈췄다.
「무슨 일이니? 괜찮은 거야?」
알레한드라가 대답하기도 전에 문이 다시 열렸다.
알베르토와 클로데트, 그리고 숙모 레티시아가 함께 들어왔다.
알베르토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알레, 무슨 일이야?」
그 연기를 보는 순간 알레한드라는 속이 뒤집혔다.
그녀는 방 안의 사람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혹시 숙부와 숙모도 이 계획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클로데트의 부모였으니까.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오늘 같은 날이라 부모님 생각이 나서요. 너무 보고 싶어서……」
알레한드라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공장에서는 무슨 일이 생긴 거죠?」
밀턴이 한숨을 내쉬었다.
「동물이 공장 안으로 들어와 초콜릿 탱크 하나에 빠진 모양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클로데트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뭐라고요?! 저 탱크 하나가 2만 달러나 하는데! 대체 어떻게 그렇게 부주의할 수가 있어요? 정말 하나같이 무능하기 짝이 없네……!」
「됐어, 그만. 지금 중요한 건 해결하는 거야.」
알베르토가 그녀의 말을 끊고는 알레한드라를 바라보았다.
「공장에 가야겠지?」
알레한드라는 아무 말 없이 남편을 바라보았다.
길고도 무거운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마침내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같이 가 줄 거야?」
알베르토는 역사상 가장 위선적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될 것 같아, 알레. 누군가는 여기 남아서 손님들을 맞이해야 하잖아. 신랑 신부가 둘 다 자리를 비우는 건 예의가 아니지.」
그 순간 알레한드라의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
당장이라도 그의 뺨을 때리고 모든 사실을 폭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 전 들었던 말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이번에도 안 죽으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
알베르토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남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죽일 생각이었다.
알레한드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방을 나왔다.
저택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고, 곧장 주차장으로 향했다.
뒤에서 알베르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레! 이걸 타고 가!」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페라리 열쇠를 건넸다.
알레한드라는 몸을 떨며 열쇠를 받아 들었다.
이 차가 자신의 관이 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는 그대로 운전석에 올라타 저택을 빠져나갔다.
운전하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가능한 한 천천히 차를 몰면서도 머릿속은 과거의 기억으로 가득 찼다.
알베르토를 처음 만났던 날.
스무 살이던 그녀와 스물여덟 살이던 그가 한 파티에서 처음 마주쳤다.
알베르토는 클로데트의 친구였고, 숙부 밀턴의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숙모 레티시아는 두 사람을 서로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었다.
『당신들은 운명처럼 이어질 사람들이야.』
도대체 언제부터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걸까.
어쩌다 이렇게까지 바보처럼 속아 버린 걸까.
저 사람들이 자신을 가족처럼 아낀다고 믿었던 자신이 너무나 어리석었다.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굽이진 산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목숨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토록 악한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가슴은 산산조각이 났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알레한드라는 평생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선택을 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페라리는 굉음을 내며 첫 번째 급커브를 향해 질주했다.
'알베르토에게 죽임을 당할 바엔…….'
'차라리 내가 스스로 끝내겠어.'
페라리가 커브를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돌아섰다.
순간 차체가 미끄러지더니 그대로 도로를 이탈했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차는 여러 차례 공중으로 뒤집힌 뒤 절벽 아래로 날아갔다.
약 15미터 아래로 추락한 차량은 처참하게 부서졌고, 곧 연료탱크가 폭발하며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
모든 것이 불길 속으로 삼켜지는 마지막 순간.
알레한드라의 머릿속에는 가족의 얼굴과—
그리고 자신을 가장 잔인하게 배신한 남자, 알베르토만이 떠올랐다.
한 시간 뒤.
경찰 순찰차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생존자는 없었다.
차량 번호를 확인한 경찰은 곧바로 산로만 저택으로 향했다.
폭발이 너무 거셌던 탓에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함께.
알레한드라 산로만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오백 명이 넘는 하객들은 알베르토 메히아가 절규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울부짖었고, 분노했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자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그의 슬픔을 진심이라 믿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알레한드라 산로만을 죽이려 한 사람이 바로 그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그 이유가 그녀의 막대한 유산을 손에 넣고, 자신의 사업과 자신의 제국을 세우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하지만 알베르토 메히아가 끝내 알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알레한드라 산로만은—
한 번 받은 배신을 결코 용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번 생에서도.
그리고 그 어떤 생에서도.
제120장. 사랑해요, 잘생긴 꼬마따뜻한 물결 아래 그녀의 피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웠다.스콧은 그녀를 너무도 간절히 원했다. 가슴이 아플 만큼.그는 알레한드라를 조심스럽게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고, 애틋함과 그리움이 뒤섞인 입맞춤을 건넸다. 그녀를 행복의 끝, 그 너머까지 데려가고 싶었다.그의 손길은 그녀를 가장 쉽게 떨리게 만드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나님... 너무 보고 싶었어.」그가 목덜미에 입술을 묻으며 속삭이자 알레한드라는 눈을 감고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입맞춤은 천천히 아래로 이어졌고, 손끝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감싸 안았다.알레한드라는 그의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동안의 상처도, 고통도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마침내 그는 그녀를 더욱 가까이 끌어안았고, 그녀 역시 그의 목을 감싸며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세상 어디에도 이보다 더 머물고 싶은 곳은 없었다.둘 사이의 마지막 거리마저 사라졌다.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오래전부터 몸이 기억하고 있던 리듬을 자연스럽게 되찾았다.시간은 멈춘 듯했고, 세상에는 오직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같은 숨결을 나누고, 같은 심장박동을 느끼며, 서로를 향한 같은 갈망을 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찼다.그들은 천천히 감정의 흐름에 몸을 맡겼고, 함께 행복의 절정으로 올라갔다.「사랑해, 알레... 정말 사랑해...」스콧이 떨리는 숨결로 속삭였다.「사랑해요... 잘생긴 꼬마.」알레한드라 역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그 순간만큼은 세상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오직 스콧과 알레한드라.서로에게 완전히 빠져든 두 사람뿐이었다.알레한드라는 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살며시 맞댄 채 달콤한 속삭임을 건넸고, 스콧은 무너져 내리듯 그녀를 더욱 깊이 끌어안았다.따뜻한 물과 자욱한 수증기가 두 사람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었다.그는 그녀가 작게 떨리는 것을 느끼자 조심스럽게 자세를 바꾸어 욕조 가장자리에 편하게 기대도록 도와주었다.「천천히
제119장. 끝까지 간다잭과 바스가 단 한순간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은 덕분에, 스콧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그는 이렇게 용감하고 유능한 구조팀이 제시간에 도착해 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새삼 실감했다.부국장과 함께, 스콧도 잘 알고 있는 한 품위 있는 여성이 나타난 것도 큰 힘이 되었다.다니엘은 수갑을 찬 채 연행되었고, 스콧 역시 순찰차에 올라 런던 광역경찰청 산하 경찰서로 이송되었다.그곳에서 그는 다니엘에게 약을 먹은 순간부터 특수요원들에게 구조되기까지, 그동안 벌어진 모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진술했다.부국장과 동행했던 여성은 뛰어난 변호사들로 구성된 팀까지 데리고 왔고, 그들은 곧바로 스콧의 고소장을 작성하는 일을 도왔다.「걱정하지 마세요.」그녀가 차분히 말했다.「모든 일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하지만 스콧은 그 말만으로 안심할 수 없었다.다니엘은 결코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궁지에 몰릴수록 더욱 위험해질 남자였다.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는 곧바로 마지막 패를 꺼내 들었다.예비 심문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그러나 그 짧은 조사에서 다니엘이 끝까지 주장한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회사 횡령의 진짜 범인은 스콧 해밀턴이라는 고발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요!」스콧이 머리를 거칠게 쓸어넘기며 부국장의 집무실 안을 초조하게 오갔다.부국장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해밀턴 씨.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미 목까지 올가미가 조여진 상태입니다.」그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자택 지하실에서 납치·감금된 피해자를 약물에 취한 상태로 묶어 둔 채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빠져나갈 방법은 없습니다.」「게다가 미국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 공모 혐의, 모나코에서 산로만 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까지 추가되었습니다. 사건은 이미 국가 간 범죄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그는 스콧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이 사건을 끝까지 밀고 가실 생각이라면, 국제형사
제118장. 가정폭력은 안 됩니다15분 전알레한드라는 휴대폰 화면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마치 자신의 목숨이 그 전화 한 통에 달린 사람처럼.그 전화는 중요했다.아니, 중요한 정도가 아니었다.그녀는 스콧의 휴대폰에 두 시간마다 알람이 울리도록 직접 설정해 두었다.아직도 그때의 대화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평생 잠도 못 자게 만들 셈이야?」스콧이 투덜거리자,알레한드라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었다.「당신이 내 곁으로 돌아올 때까지만.」농담이 아니었다.그래서 두 시간마다 어김없이 스콧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난 괜찮아."그 한마디를 들어야만 그녀도 안심할 수 있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그날 다니엘의 비밀 계좌를 비워 버린 뒤였다.이제는 단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알레한드라는 또다시 휴대폰을 확인한 뒤, 천천히 제라드 할아버지를 바라봤다.「전화가 안 와요.」마치 선고를 내리듯 차분한 목소리였다.「아직 10분밖에 안 지났잖니.」「바로 그게 문제예요.」알레한드라의 눈빛이 흔들렸다.「스콧은 알람이 울리면 10분도 넘기지 않아요. 할아버지… 뭔가 잘못됐어요. 제발 절 믿고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 주세요.」제라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O 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2년 전, 알레한드라가 납치되었을 때 그녀를 구해 준 바로 그 사람이었다.이번 작전에서 세바스티안은 가족 대표 자격으로 동행했고,잭이 이끄는 특수팀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저택 정문을 그대로 들이받으며 진입했다.철문은 산산조각이 났다.스콧은 그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천장에 매달린 채였지만,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짐승 같은 살기가 살아 있었다.특수요원들조차 그가 다니엘을 미친 듯이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고는 선뜻 말리지 못했다.결국 그를 멈춰 세운 것은 단 하나였다.세바스티안이 그의 귀에 갖다 댄 휴대전화.그 너머에서 들려오는 알레한드라의 목소리였다.「스콧? 스콧, 내 말 들려?」떨리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울려
제117장. 죽여 버리겠어!「그럼 내가 뭘 더 할 수 있었겠어? 난 널 위해 모든 걸 했는데, 넌 끝내 날 봐주지 않았잖아….」다니엘은 씁쓸하게 웃었다.「결국 깨달았어. 난 평생 네게 친구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걸. 그것도 네가 아끼는 친구가 아니라,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이었지. 그래서 내 운명은 내가 직접 바꾸기로 했어. 그리고 이제야… 드디어… 난…」「넌 그냥 미친놈이야!」스콧이 그의 말을 거칠게 끊어 버렸다.「그것도 사람까지 죽인 살인자지! 알레한드라의 트럭이 폭발했을 때 죽은 그 사람, 네가 죽인 거잖아!」「아니! 아니야!」다니엘이 소리쳤다.「그건 말코비치가 한 일이야!」「하지만 명령한 건 너였어!」스콧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알레한드라의 사고도 네가 꾸민 거잖아. 그렇지?」다니엘은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그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얼굴이었다.「그 여자가 문제였어, 스콧! 언제나 그 여자가 방해였다고! 넌 그 여자를 사랑했지만, 그 여자는 진심으로 널 사랑한 적이 없어! 그저 네가 날 사랑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었을 뿐이야!」「착각하지 마!」스콧이 으르렁거렸다.「난 애초부터 널 그런 식으로 사랑한 적 없어! 알레한드라는 아무 잘못도 없어!」다니엘의 얼굴이 광기에 일그러졌다.「그래. 하지만 그 계집은 이제 다시는 두 발로 일어서지 못할 거야. 그것도 누구 시킬 필요 없이 내가 직접 차를 손봐서 만든 결과지. 유일한 후회가 있다면… 그때 확실히 죽이지 못한 거야!」그 말이면 충분했다.스콧이 알고 싶었던 진실은 모두 드러났다.사고의 진범도.다니엘이 감춰 온 뒤틀린 욕망도.이제는 그의 입에서 더 들을 말 따위는 아무것도 없었다.스콧은 이를 악물었다.「넌 역겨운 살인자야.」그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지금 당장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다니엘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정말 그래?」그는 천천히 얼굴을 들이밀었다.스콧은 혐오스럽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건드리지 마!」다니엘
Último capítu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