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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시점

오늘 점심은 차라리 집에 있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프레드릭과 같은 공간에 있는 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뿐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나를 따뜻하게 바라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는 내가 요즘 슈퍼모델들처럼 외모를 바꿔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정말 슬픈 일이었다.

나는 프레드릭을 동경했다.

그는 내 첫사랑이었다.

어릴 적부터 지금 스물세 살이 된 순간까지, 우리는 수없이 마주쳤다. 그런데도 그는 언제나 차갑기만 했고, 먼저 인사조차 건넨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누가 나 같은 이상하고 촌스러운 여자애에게 먼저 말을 걸겠는가.

얼굴엔 여드름이 가득하고, 몸은 지나치게 말랐고, 정신없이 부스스한 곱슬머리까지.

누가 봐도 매력 없는 여자였다.

“마틸다, 잘 지내니? 요즘은 어때?”

로사 여사의 목소리가 내 상념을 끊었다.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잘 지내고 있어요.”

“계산원 일도 그렇게 쉬운 건 아닐 텐데. 물론 대기업 이사쯤 되면 더 골치 아프겠지만.”

프레드릭이 갑자기 끼어들며 말했다.

정말 모르겠다.

왜 저 사람은 나를 그렇게 싫어하는 걸까.

내 기억 속에서 나는 언제나 그에게 예의 바르게 대했다.

설마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챈 걸까?

“프레드릭이 요즘 많이 바쁘단다. 일이 너무 많으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도 심해져서 집 사람들에게까지 괜히 짜증낼 때가 있어. 방금 한 말은 너무 신경 쓰지 말렴.”

로사 여사가 급히 분위기를 수습했다.

“어떤 일이든 다 똑같아. 책임도 있고 압박감도 있으니까.”

그녀는 손자의 말을 듣고 꽤 난처해 보였다.

미안함까지 느끼는 것 같았다.

우리 셋은 그저 조용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분명 프레드릭의 말에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엄마는 예전부터 프레드릭이 원래 사람을 잘 안 믿고 반항적인 성격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미워할 수 없었다.

그의 삶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행복하지만은 않았으니까.

오히려 그의 차가움과 오만함은 이상할 만큼 나를 끌어당겼다.

사랑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걸까.

가져서는 안 될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

평범하고 인기 없는 여자애가 몰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일까?

“할머니, 점심 방해하고 싶진 않은데요. 오늘 오후에 폴라랑 약속이 있어요. 모델 에이전시에 같이 가줘야 하거든요. 오늘 오디션 본대요. 식사 빨리 끝내면 안 될까요?”

프레드릭은 할머니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전부 들을 수 있었다.

반면 부모님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폴라? 그게 누구니?”

로사 여사가 물었다.

순간 가슴 한쪽이 조여왔다.

프레드릭은 늘 여자친구가 자주 바뀌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그 이름이 너무 신경 쓰였다.

아마 조금 전 우연히 그 이름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중에 소개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점심 좀 빨리 끝내죠, 할머니.”

프레드릭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여자에게는 분명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 사람이 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

나 같은 이상하고 평범한 여자의 망상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계속 프레드릭만 바라보던 내 시선은 그가 갑자기 나를 돌아보는 순간 급히 접시 위로 떨어졌다.

젠장.

분명 날 스토커 취급하겠지.

“고일 씨, 괜찮으시다면 말이에요.”

로사 여사가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이따가 고일 씨 차를 타고 돌아가고 싶네요. 프레드릭은 급한 일이 생겼대요. 괜찮겠죠?”

물론 부모님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바로 프레드릭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 인사도 없이 떠나버렸다.

늘 그렇듯 표정 하나 없는 차가운 얼굴.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지금 그의 심장은 분명 빠르게 뛰고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인생은 이렇게 불공평할까.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가질 수 없다면, 적어도 세상이 조금만 더 다정할 수는 없는 걸까.

폴라.

아니.

그 이름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마치 오늘이 내가 프레드릭을 짝사랑한 이후 가장 최악의 날인 것처럼.

왜 그 이름 하나가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걸까.

나는 결국 SNS까지 뒤져봤지만, 폴라라는 사람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내일 아침 7시에 출근해야 하니 이제 자야 했다.

그런데도 머릿속에서는 계속 프레드릭의 차가운 눈빛과 폴라라는 이름만 맴돌았다.

“여보!”

그 순간 부모님 방에서 들려온 날카로운 비명이 내 생각을 산산조각 냈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엄마!”

나는 말을 끝맺지도 못했다.

엄마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당장 구급차 불러! 병원에 전화해, 마틸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떨리는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행히 상황은 빠르게 전달된 것 같았다.

아버지는 엄마를 품에 안은 채 흐느껴 울고 있었다.

나는 너무 무서웠다.

대체 엄마가 뭘 먹은 걸까.

나는 전화기 옆에 주저앉은 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구급대원이 도착해 엄마를 들것에 옮기는 순간까지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틸다, 가자.”

아버지가 울다 부어오른 얼굴로 내 손을 붙잡았다.

구급차는 빠르게 도로를 달렸다.

집 앞마당을 빠져나가는 순간, 나는 그곳에 서 있는 로사 여사를 보았다.

“엄마가 왜 쓰러진 거예요?”

내 질문에 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걸 나도 모르겠다… 욕실에서 나오더니 그대로 쓰러졌어. 입에 거품까지 물고 있었단다. 내가 어떻게 안 부를 수 있었겠니…”

차는 어두운 도로를 가르며 달렸다.

그 이후로는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우리는 중환자실 밖에 앉아 있었다.

불안감이 위장을 비틀어 놓는 것 같았다.

벌써 30분 가까이 지났지만 의사도, 간호사도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공포를 참으려 손을 너무 세게 움켜쥔 탓에 손바닥이 아플 정도였다.

“아빠… 엄마 괜찮겠죠?”

나는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더 이상 대답하지 못했다.

마치 우주가 대신 답하려는 것처럼—

그 순간 중환자실 문이 열리며 의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와 나는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급히 그에게 달려갔다.

“제 아내는요?”

아버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의사는 아무 표정도 없는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는 곧바로 중환자실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 남아 의사의 손을 붙잡았다.

“제발… 무슨 일인지 말해주세요! 왜 그런 표정을 하고 계신 거예요…!”

의사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어머님께서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의사의 손을 놓쳤다.

온몸에 힘이 빠지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말인 걸까.

엄마가… 정말 죽은 걸까.

왜요, 신이시여…

왜 하필 우리 가족이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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