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승부
제72장. 승부정신이 멀쩡한 여자였다면.아니,제정신이 아니었더라도.세바스티안 리치의 그 말을 들었다면 심장이 흔들렸을 것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알레한드라는 이제 그런 여자가 아니었다.세바스티안은 그녀를 통유리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고,샴페인 잔도 직접 건네주었다.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마자,알레한드라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세바스티안의 관심은 그녀가 아니라,오직 자신의 드라이버에게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필요한 순간에만 무전기를 들었다.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에게 짧고 정확한 지시를 내린 뒤,다시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시선은 모니터와 유리창 밖을 쉴 새 없이 오갔다.머신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그의 눈빛도 함께 흔들렸다.알레한드라는 어느새 그 긴장감에 완전히 빠져들고 있었다.세바스티안의 드라이버는 선두로 출발했다.실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선수였다.하지만.두 번째 랩이 끝날 무렵.세바스티안의 시선이 천천히 그녀를 향했다.믿을 수 없다는 듯.그러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눈빛이었다.그의 손에는 스톱워치가 들려 있었다.알레한드라가 담담하게 말했다.「현재 기록이 1.4초 느려졌네요.」잠시 침묵.「그리고...」그녀가 미소 지었다.「더 벌어질 거예요.」그 순간부터,세바스티안에게 이 경기는우승 경쟁이 아니라,눈앞의 여자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싸움이 되어 버렸다.그는 쉴 새 없이 무전을 보냈다.속도를 조절하라고 지시했고,기어 타이밍도 수정했다.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드라이버의 실력에는 문제가 없었다.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재능이었다.문제는...그 여자의 말이 전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기록은 끝내 줄어들지 않았다.마지막 랩.세바스티안이 무전기를 움켜쥐고 외쳤다.「전부 걸어!」드라이버는 즉시 뜻을 이해했다.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타이어가 비명을 질렀다.한계를 넘을 만큼.아니,이미 한계를 넘어선 채.란치아는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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