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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장. 「알렉사는 날 사랑해!」
제61장. 「알렉사는 날 사랑해!」스콧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기댄 채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소리야, 다니엘? 그 남자가 이 일하고 무슨 상관이지?」날카롭게 되묻자 다니엘은 긴장한 듯 이마의 땀을 훔쳤다.무언가를 말하기까지 꽤 큰 결심이 필요해 보였다.잠시 후, 그는 서류 한 장과 사진 한 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알렉사 카루소... 그녀의 진짜 이름은 알레한드라 산로만이야.」사진 속에는 알렉사가 있었다.하지만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금발에, 햇볕에 그을린 피부.알베르토 메히아와 결혼식을 올리던 바로 그날의 모습이었다.스콧의 시선이 사진 위에 멈췄다.틀림없었다.누가 봐도 같은 여자였다.부정할 수도 없는 사실.하지만 놀랍지는 않았다.이미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으니까.스콧이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그랬군.」그는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그래서 조사해 달라고 했던 거야. 알렉사는 그 사람들에게 복수하려고 해. 분명... 그들에게 아주 크게 상처받았겠지.」다니엘은 말없이 다른 자료들을 그의 앞으로 밀어놓았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레한드라 산로만은 결혼식 당일, 자신이 소유한 페라리 중 한 대로 사고를 당했습니다. 시신은 끝내 수습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사망 처리됐죠.」잠시 말을 멈춘 다니엘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그녀의 남편인 알베르토 메히아가 모든 재산을 상속받았습니다. 상속을 받은 지 불과 2주 만에 그는 그녀의 회사를 전부 처분했어요. 하나도 남기지 않고요.」스콧의 표정이 굳었다.「그 막대한 자금을 전부 HHE 그룹에 투자했습니다. 당신에게 말이죠.」순간 스콧의 기억 속 어딘가가 떠올랐다.알베르토를 처음 만났던 날.그에게 HHE를 소개했고, 함께 사업을 해 볼 생각이 없냐고 먼저 제안했던 것도 자신이었다.스콧이 낮게 중얼거렸다.「...내가 권했어.」다니엘이 그를 바라봤다.「곧 대규모 지분 매각이 있을 거라고 말했지. 하지만 그걸 사려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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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맹세해... 난 그런 짓 안 했어!」
제62장. 「맹세해... 난 그런 짓 안 했어!」다니엘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무언가를 말하려던 순간,스콧이 먼저 휴대전화를 낚아채듯 집어 들었다.「...지금 해밀턴 부인이 어디 있는지 말해 보세요.」전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한참 만에 탐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워드 박사 집입니다. 약 30분 전에 들어갔고...」스콧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그리고?」탐정이 헛기침을 했다.「음... 두 분이 포르노라도 보고 계신 게 아니라면...」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봐선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툭.스콧은 그대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거칠게 저었다.「...아니.」갈라진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알렉사가...」「나한테 그럴 리 없어...」그는 거의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페라리 열쇠를 움켜쥐고 문으로 달려가자 다니엘이 급히 그의 팔을 붙잡았다.「안 돼!」「거길 가서 뭐 하려고!」「녹음도 들었잖아! 더 상처받고 싶어?」스콧이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난 안 믿어!」눈에는 분노와 절박함이 뒤섞여 있었다.「분명 다른 이유가 있어!」「알렉사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젠장, 스콧!」다니엘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도대체 왜 아직도 걜 감싸는 거야!」스콧의 목소리가 갈라졌다.「...사랑하니까.」순간 다니엘도 말을 잃었다.스콧은 힘겹게 숨을 삼켰다.「난 알렉사를 사랑해.」「그러니까...」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이런 식으로 날 배신했다는 걸... 난 받아들일 수 없어.」「직접 봐야겠어.」「내 눈으로 확인해야 해.」그는 이를 악물었다.「만약 정말 날 속인 거라면...」차갑게 식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땐 내가 직접 끝내겠어.」그 말만 남긴 채 그는 주차장으로 뛰어내려갔다.다니엘도 곧바로 뒤를 쫓았다.「스콧! 기다려!」급히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탄 그가 안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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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함정
제63장. 함정알렉사의 눈가에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하지만...무슨 말을 해야 할까.자신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아니면 며칠 전부터 몸 상태가 엉망이라,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고?결국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모르겠어.」목소리가 흐느낌에 묻혔다.「아마... 아닐 거야.」「내가 도착했을 때 당신도 의식을 잃고 있었잖아. 그런 상태에서 나한테 뭘 할 수는 없었을 거야...」하워드는 답답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알렉사, 잘 생각해 봐.」「조금이라도 기억나는 게 없어?」「모르겠어!」알렉사가 거의 비명을 질렀다.「정말 아무것도 기억 안 나!」숨을 헐떡이던 그녀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함정이야.」하워드가 굳어졌다.알렉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우릴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거야.」「스콧이 우리를 보게 하려고...!」순간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안 돼...!」「스콧한테 설명해야 해!」「당장 가서 전부 말해야 해!」하워드는 그녀를 말려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는 금고를 열어 알렉사가 찾으러 왔던 서류철을 꺼내 건넸다.그리고 그녀의 양어깨를 단단히 붙잡았다.「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여기로 돌아와.」진지한 목소리였다.「반드시 병원에 가야 해.」「검사도 받아야 하고, 경찰에도 신고해야 해.」「알겠지?」「내 말 듣고 있는 거야?」하지만 지금의 알렉사에게는 그 모든 것이 뒷전이었다.그녀는 대충 고개만 끄덕였다.하워드의 손이 떨어지는 순간,곧바로 현관을 향해 뛰쳐나갔다.알렉사는 급히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두려움과 절박함이 뒤섞인 채 도로를 달렸다.스콧이 얼마나 화가 났을지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하지만...무슨 일이 있었는지만이라도 설명해야 했다.그것만이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운전대를 잡은 손이 계속 떨렸다.심장은 터질 듯 뛰었다.얼마나 달렸을까.마침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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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안타까운 일이었지
제64장. 안타까운 일이었지알렉사는 흐느끼며 스콧의 입술에 이마를 기댔다.「당신은 절대 다치게 하지 않을게...」떨리는 목소리가 그의 입술 사이로 스며들었다.「사랑해, 스콧.」「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해.」스콧은 그녀를 조금 떼어 놓고 붉게 충혈된 눈을 바라봤다.그리고 다시 그녀의 입술을 붙잡았다.거칠고도 절박한 키스였다.그 순간 두 사람에게 남은 것은 사랑과 고통뿐이었다.스콧은 속이 불타는 듯했다.세상에서 자신을 이렇게까지 흔들 수 있는 사람은 알렉사뿐이었다.그런 여자를...이토록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비참했다.쾅!탁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졌다.서류와 파일이 사방으로 흩날렸다.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스콧은 그녀를 거칠게 책상 위로 밀어 올렸다.입술은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불안과 절망이 뒤섞인 손길이 그녀의 몸을 더듬었고,알렉사 역시 그의 모든 움직임에 같은 간절함으로 응답했다.순식간이었다.언제나 그와 함께 있을 때처럼,세상 모든 것이 사라지는 그 공간으로 다시 끌려 들어갔다.그곳에서는...아직도 이 남자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을 수 있었다.스콧은 마지막 남은 거리마저 지워 버렸다.두 사람 모두 더는 서로를 밀어낼 수 없었다.알렉사는 숨을 삼키며 그의 품에 매달렸다.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 직전,단 하나 남은 희망을 붙드는 사람처럼.스콧 역시 그녀를 놓지 않았다.거칠고,절박하게.점점 더 강하게.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그녀를 끌어안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스콧이 그녀를 안은 채 천천히 몸을 돌렸다.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모든 것이 폭발 직전까지 치닫던 바로 그 순간.갑자기.익숙한 목소리가 방 안을 가르며 흘러나왔다.「아직도 해밀턴이랑 같이 있어?」「응... 아직은 스콧 곁에 있어. 하지만 오래가진 않을 것 같아.」「무슨 뜻이야? 아직도 복수를 포기하지 않은 거야?」「물론이지. 스콧 해밀턴을 무너뜨려야 해. 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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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멀리...
제65장. 멀리...알렉사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할 수가 없었다.가슴이 이미 산산조각 난 뒤였으니까.그녀는 아무 말 없이 문을 향해 걸어갔다.현관을 나서자 잿빛 하늘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먹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고,차가운 빗방울이 조용히 얼굴을 적셨다.하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움직일 수도,생각할 수도 없었다.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다시는 누구에게도 심장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그런데 불과 석 달도 되지 않아,그 남자는 알베르토보다 훨씬 더 깊은 상처를 그녀에게 남겼다.빗줄기는 순식간에 그녀를 흠뻑 적셨다.그리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문장만이 계속 맴돌았다.'알베르토가 실패한 게 안타깝군.''알베르토가 실패한 게 안타깝군.'천천히 손에 들린 서류철을 내려다봤다.희미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너무도 슬픈 미소였다.「...그래.」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였다.「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네.」스르륵.서류철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그녀는 다시 줍지 않았다.천천히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집 안 창가에서는 스콧이 그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고 있었다.빗속을 천천히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점점 작아지는 그 모습이...그의 인생에서도 완전히 사라져 갔다.더는 버틸 수 없었다.스콧은 그대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얼굴을 감싼 채 소리 없이 울기 시작했다.살면서 이렇게까지 배신당했다고 느낀 적도,이렇게까지 외로웠던 적도 없었다.그는 그녀를 사랑했다.미칠 만큼.하지만 알렉사 카루소든,알레한드라 산로만이든,그녀에게 자신은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이었다.그녀는 끝까지 자신을 속였고,눈앞에서 배신했다.그날 밤,스콧은 울고,술을 마시고,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부쉈다.분노 때문이 아니었다.당장이라도 그녀를 붙잡으러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알렉사가 가장 원하지 않는 일 역시,다시는 그를 만나는 것이었다.밤이 깊어질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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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뜻밖의 소식
제66장. 뜻밖의 소식제라드 해밀턴은 손자의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집 안은 처참했다.부서진 가구.깨진 장식품.사방에 흩어진 술병과 서류들.다니엘에게서 대략적인 사정을 듣고 오긴 했지만,눈앞의 광경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변호사인 다니엘은 혹시 자신이라면 스콧을 말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를 불렀다.하지만...이 광경을 본 순간,노인은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지금의 스콧에게는 어떤 말도 닿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집으로 들어오기 전,정문 근처에서 그는 빗물에 흠뻑 젖은 서류철 하나를 발견했다.무심코 집어 들었는데,겉면에는 '알레한드라 산로만'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혹시 이 안에 지금의 모든 일을 설명해 줄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가져왔지만,스콧은 그것마저 보려 하지 않았다.제라드가 서류철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마치 모든 불행의 시작이라도 되는 물건처럼.「큰 실수를 하고 있다, 스콧.」무겁게 입을 열었다.「화가 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은 언제나 후회하게 되는 법이야.」잠시 손자를 바라본 뒤 다시 물었다.「적어도 그 아이 말은 들어 봤느냐?」「변명이라도 할 기회는 줬어야지.」스콧이 씁쓸하게 웃었다.「뭘 설명하라는 거죠?」분노가 가득한 목소리였다.「절 이용하려고 했다는 걸요?」「내 평생의 노력을 짓밟아도 상관없었다는 걸요?」「날 얼마나 망가뜨리든 신경도 안 썼다는 걸요?」제라드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난 그 말을 믿지 않는다.」스콧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왜 못 믿어요!」「그 녹음도 들으셨잖아요!」「아직도 안 믿기세요?」노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녹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사람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하는 거야.」그는 스콧을 똑바로 바라봤다.「알렉사는 단 한 번도 널 해치려는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스콧이 헛웃음을 터뜨렸다.「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절 망하게 하려고 했잖아요!」「회사에 사람까지 심어 제 돈을 훔치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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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나는 쉽게 무너지지 않아
제67장. 나는 쉽게 무너지지 않아알레한드라는 숨이 막힐 만큼 두려웠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충분히 놀랄 만한 일이에요.」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가져오신 진료 기록도 전부 확인해 봤어요.」서류를 넘기며 알레한드라를 바라봤다.「최근 몇 달 동안 병원에 여러 번 입원하셨더군요. 맞나요?」알레한드라는 말없이 머리를 감싸 쥔 채 고개를 끄덕였다.「기록을 보니까 그때마다 여러 약물을 함께 투여받으셨어요.」세실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그 약들 대부분은 피임 임플란트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약물입니다.」잠시 말을 멈췄다가 부드럽게 덧붙였다.「그러니까 그 기간 동안 성관계가 있었다면...」「의학적으로 임신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그녀는 다시 한번 임플란트를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맞네요.」「갑작스러운 일이라는 건 알지만...」세실은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이제 결정하셔야 해요.」「아이를 낳기로 하신다면 임플란트는 바로 제거해야 합니다.」알레한드라는 목이 꽉 메이는 것을 느꼈다.아이를...어떻게 해야 하지?어떻게 그런 결정을 지금 내릴 수 있단 말인가.우선 누구에게 연락해야...순간 그녀의 생각이 멈췄다.'...누구에게?'하워드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믿고 싶었다.하지만 확신은 없었다.하워드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하워드와 스콧, 두 사람 모두에게 친자 검사를 요청해야 하나?혹시 하워드의 아이라면...모든 것이 해결될 수도 있었다.하지만 스콧이라면.지금의 스콧이라면.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자신의 품에서 아이를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그 생각이 스치는 순간,등골이 서늘해졌다.그리고 동시에 한 가지 확신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다.'절대로.''누구에게도 내 아이를 빼앗기지 않을 거야.'알레한드라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그리고 마침내 결심했다.「...답은 이미 나온 것 같네요.」그녀는 조용히 팔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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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 스콧, 그 서류에 절대 사인하지 마!
제68장. 스콧, 그 서류에 절대 사인하지 마!7개월 후.스콧 해밀턴은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를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목구멍까지 차오른 답답함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또 당했다.또다시 회사 돈이 사라졌다.더 참담한 건,인사부에서 이미 확인까지 끝났다는 사실이었다.그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최근 몇 달 동안 신규 채용은 단 한 건도 없었다.특히 회사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직책에는 그 누구도 새로 들어오지 않았다.「젠장!」스콧이 서류철을 집어 바닥으로 내던졌다.그는 계약서를 수도 없이 다시 검토했다.알렉사가 예전에 찾아내던 방식까지 떠올리며 하나하나 확인했지만,이상한 점은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리고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뒤에야 문제가 드러났다.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거칠게 이를 갈았다.그때,조용히 집무실 문이 열렸다.제라드 해밀턴이 안으로 들어왔다.걸음은 느렸지만,그것은 나이 때문이 아니라 원래 그의 성격 때문이었다.노인은 방 안을 한 번 둘러본 뒤 담담하게 물었다.「또 당했구나.」스콧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제라드는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이번이 벌써 세 번째였다.영국에서 직접 날아와 손자를 설득하려 했지만,매번 실패했다.「이번엔 얼마냐?」「...700만 달러입니다.」스콧이 이를 악물었다.「최근 몇 달 동안 전부 합치면?」「얼마나 잃었지?」잠시 침묵.「1,300만 달러요.」스콧은 팔꿈치를 책상 위에 올린 채 주먹에 턱을 괴었다.제라드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상대가 점점 대담해지는군.」잠시 손자를 바라보다가 다시 물었다.「이번에도 범인은 못 찾았고?」「아직도 전부 알렉사가 꾸민 일이라고 믿고 있는 거냐?」스콧의 시선이 흔들렸다.사실,그 의심은 이미 세 달 전부터 흔들리고 있었다.분기 결산에서 200만 달러가 사라졌을 때부터.그리고 지금은...손실이 1,3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제라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언제 그 아이를 찾아갈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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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장. 네가 받아야 할 고통보다도 더 많이 고통받기를 바란다
제69장. 네가 받아야 할 고통보다도 더 많이 고통받기를 바란다몇 분 뒤,구급차가 제라드 해밀턴을 병원으로 옮겼다.스콧과 다니엘은 뒤따라 차를 몰았다.응급실에 도착하자 의료진은 곧바로 제라드를 수술실로 데려갔다.잠시 후,심장 전문의가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스콧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의사가 차분히 설명을 이어 갔다.「심박조율기를 삽입해야 합니다.」「심장 기능이 많이 약해졌습니다.」「지금은 인공적으로 심장 박동을 보조해야 합니다.」스콧은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할아버지는...세상에 남은 유일한 가족이었다.그 사람이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간신히 입을 열었다.「...부탁드립니다.」「필요한 건 뭐든 하세요.」두 시간.스콧에게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었다.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입원 절차도,보험도,수술 동의서도,모든 것은 다니엘이 대신 처리했다.그때였다.「제라드 해밀턴 환자 보호자분 계십니까?」익숙한 목소리였다.스콧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리고 눈앞의 사람을 본 순간 굳어 버렸다.하워드였다.하얀 가운을 입은 채,그는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저는 에커트입니다.」마치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기소개를 하듯 담담한 목소리였다.「이번 수술을 집도했습니다.」단 한순간도 개인적인 감정은 드러나지 않았다.「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곧 회복실로 옮길 예정입니다.」「이후에는 심장내과에서 계속 경과를 지켜볼 겁니다.」잠시 말을 멈춘 뒤 마지막으로 덧붙였다.「현재 예후는 좋은 편입니다.」「실례하겠습니다.」그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악수조차 청하지 않았다.스콧은 멍하니 그 뒷모습만 바라봤다.하워드가...자신의 할아버지를 수술한 의사였다는 것도,그보다 자신을 완전히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다는 것도,모두 믿기 어려웠다.그때.복도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에커트 박사님, 안내 데스크로 와 주십시오.」잠시 정적.그리고 이어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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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유령
제70장. 유령RN-0173B그 사건 번호는 작은 흰색 카드 한 장에 적혀 있었다.스콧 해밀턴의 책상 위에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하얀 카드 한가운데,대충 휘갈겨 쓴 사건 번호뿐이었다.제라드는 벌써 한 달째 입원 중이었다.스콧은 그동안 단 하루도 병원을 떠나지 않았다.일흔을 넘긴 노인치고는 회복이 순조로운 편이었다.하지만 의사들은 아직 퇴원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날 아침.밤새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스콧은 초췌한 얼굴로 병실에 들어갔다.오랜만에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눴다.이번에는 적어도...'나 집에 가고 싶다.'그 말만 반복하는 대화는 아니었다.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었다.다만,의사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지는 않았다.제라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아이를 보고 싶구나.」스콧이 고개를 들었다.「누구요?」「알렉사.」노인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 아이를 데려와라.」「내가 직접 만나고 싶다.」스콧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할아버지...」「지금 몸 상태로는 쉬셔야 해요.」「괜히 또 흥분하시면...」제라드가 눈을 크게 떴다.「흥분하지 않게 하려면 내 말대로 해.」「가서 알렉사를 찾아와.」「하지만...」노인이 손가락을 치켜들었다.「설마 마지막 부탁 하나도 안 들어줄 셈은 아니겠지?」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번졌다.「안 그러면 죽어서도 널 따라다닐 거다, 스콧.」스콧이 한숨을 쉬었다.「할아버지.」「아직 돌아가시려면 한참 멀었어요.」제라드가 코웃음을 쳤다.「그래.」「넌 의대 6년, 전공의 4년, 박사 과정까지 다 끝냈나 보구나?」「내가 언제 죽을지도 다 알고?」툴툴거리던 노인이 다시 정색했다.「잔말 말고 데려와.」「네가 보기 싫으면 그건 네 사정이고.」「난 죽기 전에 그 아이 얼굴은 꼭 보고 싶다.」병원을 나온 스콧은 손안의 카드를 내려다봤다.하워드가 알려 준 사건 번호.그 이후로는 그를 다시 만난 적도 없었다.잠시 망설였지만,결국 카드를 주머니에 넣고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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