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세상 반대편에서
제97장. 세상 반대편에서
왕자의 행렬에는 하렘으로 보내질 열두 명의 여인이 함께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은 한 사람에게만 향해 있었다.
전하가 직접 곁에 두고 감시하는 여자.
「더워 죽겠지.」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오마르는 지프 뒷좌석 위에 선 채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조금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날카로운 시선이 끝없는 사막을 훑고 있었다.
「다음 사람을 만나기 전에 죽을 수도 있다.」
그가 담담히 말을 이었다.
「기온은 사십 도가 넘고, 이 사막은 사람을 길 잃게 만드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어. 마치 늘 굶주려 있는 것처럼 말이지.」
그녀는 그를 바라보았다.
「누가 도망칠 거라고 했죠?」
오마르는 피식 웃었다.
「우리가 출발한 순간부터 네 머릿속엔 그 생각뿐이었다.」
그는 그녀 옆에 앉아 얼굴을 유심히 바라봤다.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나? 정말 하나도?」
그녀는 눈을 감았다.
무언가.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좋으니 붙잡고 싶었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