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잃어버린 순수
제41장. 잃어버린 순수
욕실에서 계속 들려오는 샤워기 소리에,
블레이크의 심장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었다.
물이 오래도록 멈추지 않을수록,
샬럿이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을 씻어 내려고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강렬한 본능은
당장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가,
그녀를 품에 안고 함께 샤워를 하며,
입을 맞추고,
꼭 끌어안은 채,
이제는 절대로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한다고,
평생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서라도 지켜 주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남아 있는 마지막 이성은 알고 있었다.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그녀에게는
분노할 시간도,
울부짖을 시간도,
눈물을 쏟을 시간도,
모든 감정을 터뜨릴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버틸 수 있을 테니까.
블레이크는 결국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선택했다.
조용히 부엌으로 내려가
따뜻한 우유를 데우거나,
허브티라도 준비하는 것.
사실 어떻게 걸어 내려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무력감이 온몸을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