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조건

제11장. 조건

샬럿의 시선이 블레이크에게 머문 것은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블레이크에게는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입안은 바짝 말라 있었다.

다시는 그녀를 만나게 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때 자신의 발앞에 무릎을 꿇고 미친 듯이 울던 그 어린 소녀가,

이런 여자가 되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샬럿이 옅게 미소 지었다.

마치 그의 생각을 읽은 사람처럼.

「놀라운 변화라는 건 이해해.」

블레이크는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하지만 즉시 검은 정장을 입은 두 남자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보호하듯 선 두 사람은

샬럿이 손짓하기 전까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가볍게 손을 들자

경호원들은 물러섰다.

누군가가 그녀의 빈 샴페인 잔을 공손히 받아 갔고,

샬럿은 자연스럽게 몸을 돌려 자신의 프라이빗 룸으로 걸어갔다.

블레이크는 멍한 얼굴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샬럿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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