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잃어버린 순수
제41장. 잃어버린 순수욕실에서 계속 들려오는 샤워기 소리에,블레이크의 심장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었다.물이 오래도록 멈추지 않을수록,샬럿이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을 씻어 내려고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가장 강렬한 본능은당장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가,그녀를 품에 안고 함께 샤워를 하며,입을 맞추고,꼭 끌어안은 채,이제는 절대로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한다고,평생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서라도 지켜 주겠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남아 있는 마지막 이성은 알고 있었다.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그녀에게는분노할 시간도,울부짖을 시간도,눈물을 쏟을 시간도,모든 감정을 터뜨릴 시간이 필요했다.그래야 조금이라도 버틸 수 있을 테니까.블레이크는 결국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선택했다.조용히 부엌으로 내려가따뜻한 우유를 데우거나,허브티라도 준비하는 것.사실 어떻게 걸어 내려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무력감이 온몸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그녀에게30분 정도의 시간을 주었다.그리고 향긋한 허브티 한 잔을 들고 다시 방으로 올라왔다.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그 찻잔은 그의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산산조각이 났다.그의 시선은 침대 위에 멈춰 있었다.샬럿이 자고 있었다.정말,잠들어 있었다.그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했다.왜냐하면 그의 시선은침대 옆 협탁 위에 놓인 약병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안 돼...」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안 돼... 안 돼...!」그는 침대로 달려가샬럿을 끌어안고 흔들었다.「찰리!」「찰리!」손목에 남은 상처들.그리고 그녀가 예전에 한 번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사실.약병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그곳에 약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그의 영혼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제발!」「찰리, 대답해!」그녀의 어깨를 흔들고,얼굴을 덮은 머리카락을 치워 주며애타게 외쳤다.「제발...」「찰리...」「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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