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해답
제68장. 해답두 달 후맥스는 좁은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며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머리 위의 덮개문을 조용히 닫았다.평일 밤 열한 시였다.그날도 또 한 척의 화물선이 버세이 항구에 도착했고, 이틀 뒤면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향해 출항할 예정이었다. 언제나 같은 순서였다. 배가 접안하면 선원들은 2주 동안 바다에서 고생한 뒤 하나같이 술집으로 몰려갔다. 항구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애초에 누가 이 작은 마을에 그렇게 큰 이익을 안겨 주는 화물선을 훔칠 생각이나 하겠는가.맥스는 그 틈을 이용해 필요한 물건들을 조금씩 꺼냈다.식량, 약, 건전지.그리고 오늘은 너무 심심했던 탓에 책 몇 권도 챙겨 자신의 작은 은신처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두 달이 지났지만 배는 아직 크게 나오지 않았다.아직 임신 초기인 게 분명했다.다행히 입덧은 거의 사라졌고, 극심했던 피로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총알 충격으로 생겼던 멍도 모두 사라졌고, 가슴과 등의 통증 역시 날이 갈수록 옅어졌다.하지만 끝내 사라지지 않는 고통이 하나 있었다.외로움.어쩌면 리엄을 사랑하게 된 것이 잘못이었는지도 몰랐다.맥스는 평생 누구에게도 마음을 의지하지 않고 살아왔다.트래비스가 죽었다고 믿었던 때조차도 지금처럼 외롭고, 버려진 기분이 든 적은 없었다.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리엄은 수많은 거짓말 위에서 시작된 관계를 더는 이어 갈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맥스는 그를 원망할 수 없었다.아팠다.하지만 원망할 수는 없었다.그가 잘 지내는지,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 무사한지조차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다.그가 무사하다는 유일한 증거는 여전히 구호 물자가 실린 컨테이너들이 화물선을 통해 꾸준히 도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그리고 맥스는 그것이 모두 리엄의 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리엄 그리섬이 하고 있는 일은 그것만이 아니었다.그는 여전히 하늘과 땅을 뒤집듯 그녀를 찾고 있었고, 동시에 자신의 퇴로도 마련하고 있었다.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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