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의 시점
언젠가는 폴라에게 마틸다의 임신 사실을 말해야만 한다.
그녀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건 확신한다. 이건 의심할 여지 없이 최악의 소식이다.
나 자신조차 아직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마틸다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고 몰아세운다 해도,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 아이는 내 아이다.
그날 밤 침대 시트에 묻어 있던 핏자국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녀의 순결에 대한 증거였다.
마틸다를 임신시킨 건 바로 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 죄책감을 느낀다.
그날 그녀를 안지 말았어야 했다. 이 가짜 결혼 때문에 이미 수많은 일들을 견뎌온 그녀인데, 이제는 우리 둘 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렇게 무거운 짐까지 짊어지게 되었다.
그때 이후로 그녀는 한층 더 차가워졌다. 그녀의 눈빛에 담긴 실망감과 분노는 그녀가 뱉어내는 그 어떤 말보다 더 깊이 나를 베어냈다.
하지만 내 자존심이… 그 빌어먹을 자존심 때문에 나는 일말의 동정심조차 내비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