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시점“그래서, 우리 정확히 어디로 가는 거야?” 폴라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더니, 오른손을 천천히 내 민감한 부위 쪽으로 뻗었다. 나는 즉시 그녀의 손을 밀쳐냈다.“운전에나 집중해. 사고라도 나서 죽고 싶어?” 내가 쏘아붙였다.“진정해, 자기야. 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조심스러워진 거야? 예전엔 내가 알던 사람 중 가장 거침없는 남자였잖아. 네 아내를 모욕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녀와 함께한 뒤로 넌 너무 변했어. 나랑 떨어진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됐는데. 예전처럼 자유분방했던 때가 그립지 않아? 그게 진짜 너답잖아. 이봐, 프레드릭, 우리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 친구로 지내기로 했잖아, 기억 안 나? 나를 네 도피처라고 생각해. 네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는 곳 말이야. 우리 모두 빛과 어둠의 양면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안식처가 필요한 거 아니겠어?”폴라의 눈을 들여다보았을 때, 한때 내가 ‘사랑과 애정’이라 불렀던 것들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의 말은 쓰레기처럼 들렸다. 사랑과 증오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말이다.“난 친구로 지내기로 동의한 적 없어. 그건 네 생각이지. 이 모든 상황이 유지되는 건 오직 우리 할머니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야.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전혀 상관 안 했을 거야, 폴라.”“와, 너무하네. 그래서 뭐,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드디어 자유가 돼서 인생을 즐기겠다는 거야? 그게 네가 기다리는 거야?”그 말에 내 분노가 즉각적으로 폭발했다. 차가 없는 도로였기에 나는 핸들을 왼쪽으로 홱 꺾어버렸고, 폴라는 중심을 잃으며 차가 멈춰 섰다.“도대체 무슨 짓이야, 프레드릭?! 우리를 죽이려고 작정했어?!” 폴라가 당황하며 소리쳤다.“그 더러운 입 좀 다물어!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 할머니를 이런 일에 절대 끌어들이지 마! 그 멍청한 머리에 내 말의 의미를 똑똑히 새겨둬. 오늘은 정말 지긋지긋해. 남은 길은 나 혼자 갈 테니까, 넌 내려.”내가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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