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의 시점
왜 폴라의 바람대로 움직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그의 아파트 앞에 와 있다. 그 물건을 딱 한 번쯤 쓰는 건 그리 나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폴라?”
내가 그녀를 불렀다. 주변은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지나치게 조용했다.
원래라면 이웃들의 소음이 들렸겠지만, 지금 이 적막함은 딱 내 마음 같았다. 문이 열리더니 눈이 완전히 풀린 금발 여자가 나타났다.
“누—?”
“들어와, 이 멍청아!” 그녀가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야?! 네가 뭔데? 폴라는 어디 있어?”
여자는 내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더니 바닥에 기절한 채 쓰러져 있는 폴라를 가리켰다. 이 난장판이 심상치 않다는 걸 직감했다.
사방에 주사기와 코카인, 그리고 술병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젠장. 더 이상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이리 와, 이거 네 거야. 폴라가 네 혼자 즐기다가 진정되면 방으로 데려와서 자라고 했어.”
여자는 테이블 위에 준비해 둔 코카인을 가리켰다.